발행 주체가 없는 돈, 비트코인

발행 주체가 없는 돈, 비트코인

비트코인은 가상화폐이자, 이 화폐가 작동하는 방식을 말한다. 쉽게 말해 싸이월드 ‘도토리’나, ‘네이버 캐쉬’와 같이 실제 돈은 아니지만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 이용료를 결제할 수 있는 돈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쓰는 돈처럼 손에 쥘 수 있는 물건은 아니다. 지금 이 글처럼 온라인에서 떠도는 코드일 뿐이다.

 



비트코인은 발행 주체가 없는 가상화폐다

사실 가상화폐는 흔하다. 인터넷 서비스마다 자기만의 가상화폐를 만들곤 한다. 싸이월드는 ‘도토리’를 만들었고, 네이버는 ‘네이버 캐쉬’,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크레딧’, 카카오는 ‘초코’이라는 가상화폐를 만들었다. 그 외에도 자기 서비스 이름 뒤에 ‘캐시’라는 이름을 붙인 가상화폐를 만든 곳은 많이 있다. 이렇게 가상화폐가 많은데도 비트코인이 특별히 주목을 받은 건, 작동 방식이 특이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주인이 없다. 특정 개인이나 회사가 운영하는 ‘캐시’가 아니다. 작동하는 시스템은 P2P 방식으로, 여러 이용자의 컴퓨터에 분산돼 있다. 비트코인을 만들고 거래하고 비트코인을 현금으로 바꾸는 사람 모두가 비트코인 발행주다. 그 중 누구 한 사람을 콕 집어서 ‘이 사람이 주인‘이라고 말할 수 없다.

비트코인용 계좌를 만들 때도 신분증 검사 같은 건 필요 없다. 비트코인에서는 계좌를 ‘지갑’이라고 부른다. 지갑마다 고유한 번호가 있는데 숫자와 영어 알파벳 소문자, 대문자를 조합해 약 30자 정도로 이루어진다. 한 사람이 지갑을 여러 개 만들 수 있는데, 개수에 제한은 없다. 다만 지갑을 만들 수 있는 별도 프로그램이나 웹사이트를 써야 한다.

통상 돈이라고 하면, 중앙에 관리하는 기구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은행이 그 일을 한다. 돈을 얼마나 찍을지 정하고, 유통량을 조절하는 곳이다. 비트코인에는 이런 기구가 없다. 그 뜻은 돈을 찍는 기구도 없다는 얘기다.

그대신 누구나 비트코인을 만들 수 있다. 성능 좋은 컴퓨터로 수학 문제를 풀면 비트코인을 대가로 얻는다. 이렇게 비트코인을 만드는 과정은 광산업에 빗대어 ‘캔다’(mining)라고 불린다. 또 이런 방식으로 비트코인을 만드는 사람을 영어로 ‘마이너’(miner)라고 부르는데, 우리말로 ‘광부’라는 뜻이다. 광부는 비트코인 세계에서 곧 조폐공사다.
비트코인을 얻기 위해 풀어야 하는 수학 문제는 꽤 어려운 편이다. 일종의 암호 풀기인데, 일반 PC 1대로 5년이 걸려야 풀 수 있다. 그래서 비트코인을 캐는 전용 프로그램과, 힘을 모아 비트코인을 캐자는 모임도 등장했다.

위 방식으로 광부는 최대 2,100만 비트코인을 캘 수 있다. 2009년부터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캐기 시작해, 2013년 8월 현재까지 약 1200만 비트코인을 캤다. 한화로 약 1조5천450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앞으로 약 800만 비트코인을 캐면, 더는 캘 비트코인이 없다. 비트코인을 만든 사람이 총 2100만 비트코인만 나오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2009년부터 비트코인 수의 증가 예상. 2100만을 넘어서면 더는 늘지 않을 것이다.

비트코인은 전체 통화량이 정해졌다는 점에서 한국이나 일본, 미국 등 각 나라 화폐와 다르다. 각국의 중앙은행과 조폐공사는 물가나 환율, 이자율 등 나라 안팎의 상황에 따라 돈을 새로 찍는다. 비트코인은 광부가 돼 수학 문제를 풀고 돈을 ‘캐야’ 한다. 광부가 아닌 사람은 비트코인을 돈을 주고 사면 된다.

비트코인의 이러한 작동 방식을 고안한 사람은 사토시 나카모토다. 그는 사람이 컴퓨터로 수학 문제를 풀면 비트코인을 발굴하고, 누구도 소유하지 않는 돈을 만들 생각을 2008년 발표했다. 그리고 비트코인 작동 방식에 MIT 라이선스를 적용해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그 덕분에 활동가가 많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처럼 비트코인을 거래하거나 비트코인을 캐고, 비트코인 지갑을 만드는 프로그램과 서비스가 등장했다. 더 흥미로운 건, 비트코인을 만든 사토 나카모토가 누구인지 아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다들 그가 비트코인을 만들었다는 것만 알 뿐 사토시 나카모토가 사람 이름인지, 어느 집단의 이름인지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미국식 영어와 영국식 영어를 섞어 썼다는 점에서 두명 이상이라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어떤 이는 어느 정부가 만든 것일 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 정도로 비트코인은 베일에 싸였다.

출처 :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22&contents_id=3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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